영국 버밍엄 시티 파산으로 쓰레기 수거 정지, 난리가 난 도시 상황

 

윌 팀스 씨는 매우 바쁜 사람입니다.

해충 방제사인 그는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곳곳을 누비며 사람들의 집에서 쥐, 바퀴벌레, 기타 원치 않는 생물들을 제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팀스 씨의 전화는 거의 쉴 틈 없이 울리고 있습니다. 버밍엄 시내에 약 17,000톤의 쓰레기가 쌓였기 때문입니다.

“냄새가 정말 말도 안 됩니다.” 팀스 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썩은 음식이 널려 있고, 봉투에서 구더기가 기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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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엄의 청소 노동자들이 임금 문제로 파업에 들어가면서, 도시 내 120만 명의 주민들 중 일부는 수 주째 쓰레기 수거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몇 피트 높이까지 쌓인 쓰레기봉투 더미가 빨간 벽돌 거리 곳곳에 핀처럼 흩어져 있습니다. 벌설 히스 지역에서는 쥐와 생쥐들이 파놓은 구멍 사이로 바람이 휘몰아치며 썩은 쓰레기 더미가 더욱 처참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쥐들한테는 거기가 별 다섯 개짜리 레스토랑이고, 호텔까지 딸려 있는 셈이죠.” 팀스 씨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업무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혼자 일하는 팀스 씨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많아져 일부 의뢰는 경쟁 업체에 넘기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쓰레기 수거 파업이 시작된 이후 집 안에서 쥐를 발견했다는 신고 전화가 약 5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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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습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 속 한 도시의 디킨스 소설 같은 풍경입니다. 과거 영국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이 도시는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사실상 파산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온통 쓰레기고, 쥐가 사방에 있습니다… 고양이보다 큰 쥐도 있어요.” 벌설 히스 지역의 한 행인 아비드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가 영국입니다. 지금이 2025년인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그 답은 이렇습니다. 약 400명의 청소 노동자들이 시 정부가 특정 직책을 없애기로 한 결정에 항의하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인 유나이트(Unite)는 그 결정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 기회를 차단하고 일부 직원을 강등시키며, 최악의 경우 연간 최대 8,000파운드(약 1만 390달러)의 임금 삭감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버밍엄 시의회는 이 수치에 이의를 제기하며, 영향을 받는 근로자들에게 대체 직책과 재교육 기회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의회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어떤 근로자도 수입을 잃을 필요는 없다”고 밝히며, 해당 인사 조치는 시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과 쓰레기 수거 서비스 현대화를 위한 핵심적인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격화된 갈등은 최근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점차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간헐적인 파업이었지만, 3월 초부터는 무기한 파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현재 일부 청소 노동자들과 대행 인력만이 일을 계속하고 있으며, 시의회에 따르면 운영 중인 쓰레기 수거 차량은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난주 현장을 찾았을 당시, 도시 내 일부 지역은 다른 곳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은 모습이었습니다.

월요일, 버밍엄 시의회는 도심 곳곳에 쌓인 쓰레기와 그로 인한 공중보건 위협이 “중대한 사건(major incident)”을 초래했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 조치는 시 전역에 추가 쓰레기 수거 차량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공식적인 대응 체계입니다. 시의회는 시위자들이 쓰레기 처리장에 있는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어 가정의 쓰레기 수거 횟수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일은 위험하고, 더럽고,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노동조합 유나이트(Unite)의 전국 책임자 오나이 카사브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2025년 3월, 영국 버밍엄 셀리 오크 지역의 주민들의 집 밖에 넘쳐나는 쓰레기통이 줄지어 놓여 있는 모습.

무너진 재정

BBC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는 1920년대 버밍엄을 배경으로 한 범죄 조직 이야기를 다루며, 10년 전 방영 이후 전 세계에 버밍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도시 자체의 관광 산업을 만들어냈고, 버밍엄에 간절히 필요했던 명성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버밍엄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3년 말, 영국 집권 노동당이 운영하는 버밍엄 시의회는 ‘섹션 114 통지’를 제출했습니다. 이는 지방정부의 파산 선언과 같은 것으로, 교육이나 쓰레기 수거 같은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지출을 중단하게 됩니다. 

시의회가 재정난에 빠진 주된 이유는 수년간 이어진 동일임금 분쟁으로 인해 과거 근로자들에게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여성 근로자들이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던 점이 문제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보상금 지급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하지만 시의회의 실책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버밍엄 시민, 즉 브러미(Brummies)들이 더 오래 사는 만큼 공공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증가했으며, 이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도 함께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국의 지방정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많은 지자체들이 재정적 위기에서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영국의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로부터 지원금 형태로 큰 비중의 재원을 조달받습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시작된 긴축 재정 정책으로 인해, 이 지원금의 실질 가치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당시 보수당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10년간의 긴축을 시행했습니다. 

영국 재정연구소(IFS)가 2024년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잉글랜드 내 지방정부는 1인당 지원금 및 지방세를 포함한 총 재정 지원이 2010년 대비 평균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버밍엄의 불운은 해충 방제사인 팀스 씨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는 최근 쓰레기 대란과 관련해 “지금 도시가 이렇게 돼버린 게 너무 화가 납니다. 모든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보도들이 쏟아지는 상황이 오히려 팀스 씨를 더 불편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고향에 대한 진짜 모습이 가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브러미들 사이에는 뭔가 끈끈한 연대감이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거예요.”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버밍엄을 정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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