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윗치 헤이즐 힐로 향하는 퍼서비어런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다음 목적지는 윗치 헤이즐 힐(Witch Hazel Hill)입니다. 이곳은 약 457m 아래에 위치한 거대한 암석 노두로, 로버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이 지역의 언덕을 오르내리며 탐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은 워싱턴 D.C. 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연합(AGU) 연례 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유했습니다.
"이번 탐사는 시작부터 매우 흥미롭습니다. 윗치 헤이즐 힐에는 101m에 이르는 층층이 쌓인 암석이 있는데, 각 층은 마치 화성 역사의 한 페이지와 같습니다. 우리는 언덕을 내려가며 크레이터 림에 기록된 화성의 고대 환경을 조사하게 됩니다." 퍼듀 대학교의 퍼서비어런스 연구원 캔디스 베드퍼드(Candice Bedford)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 후 로버는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 크레이터 림에서 벗어나 남쪽으로 약 3.2km 떨어진 '락 드 샤름(Lac de Charmes)'을 향해 나아갑니다. 연구팀이 락 드 샤름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곳이 크레이터 림 너머 평원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를 형성한 거대한 충돌의 영향을 덜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후 퍼서비어런스는 다시 림을 향해 약 1.6km를 이동하며, 거대한 암석들이 모여 있는 지점을 탐사할 예정입니다. 연구팀은 이곳의 암석들이 오래전 충돌로 인해 깨진 기반암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약 39억 년 전, 천체가 화성에 충돌하면서 직경 1,200km에 달하는 분지를 형성했고, 이 과정에서 화성 지각 깊은 곳의 물질이 표면으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화성 탐사 중 발견한 흥미로운 암석들
퍼서비어런스의 다음 탐사 단계도 기대되지만, 그동안의 여정에서 얻은 놀라운 발견들도 연구팀은 공유했습니다.
로버는 화성 표면을 오르며 흥미로운 암석들을 포착했는데, 그중 하나는 마치 얼룩말 무늬처럼 보이는 독특한 암석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암석의 정확한 성분을 분석하는 중입니다.
이 암석은 ‘프레이야 성(Freya Castle)’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현재 위치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경사면을 굴러 내려온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지난 10월 퍼서비어런스는 크레이터 림 근처에서 멜론 크기만 한 새하얀 암석들이 널려 있는 광경을 포착했습니다. 로버의 분석 결과, 이 암석들은 순수한 석영(Quartz)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암석은 퍼서비어런스가 처음 발견한 것입니다." 연구팀의 켄 파울리(Ken Farley)는 설명했습니다. "석영은 보통 뜨거운 물이 암석을 통과하며 형성됩니다. 이는 온천과 같은 환경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환경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퍼서비어런스가 직접 시추해 샘플을 채취하기에는 석영 암석들이 너무 작지만, 연구팀은 이 지역을 중요한 탐사 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온천이 생명체 서식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화성에서도 비슷한 환경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로버는 예제로 크레이터가 형성되기 이전, 즉 40억 년 이상 된 암석들을 연구하게 됩니다.
"태양계의 나이는 약 45억 년입니다." 파울리는 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탐사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이렇게 태양계 초창기에 형성된 암석들을 직접 조사하는 것입니다. 마치 태양계의 새벽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죠."
지구에는 40억 년 전 형성된 암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화산 활동과 침식 등으로 인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화성은 이러한 과정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연구팀은 화성을 통해 태양계 초기 암석 행성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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