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전문직
소위 말하는 8대 전문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변변회감법세관노인데요.
앞에서부터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법무사, 세무사, 관세사, 노무사입니다.
사회적 인식, 보수, 시험 난이도를 고려하여 줄을 세워보면 거의 저 순서대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세무사의 현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000년대에 세무사가 확 치고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먼저, 80년대에 공무원 생활을 하던 베이비붐세대 중 일부가 세무사 시험 일부 과목 면제 등의
혜택을 이용해서 세무사 자격증을 대거 취득하게 됩니다.
그다음으로는 IMF 이후 연 5%가량 경제 성장을 하면서 기업의 고용은 크게 늘지 않았고 자영업이 폭발적으로 늘게 됩니다. 따라서 공무원 출신 세무사들이 인맥과 경험, 시대상황을 잘 타게 되어 엄청난 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세무사의 세무대리업무를 보통 "기장"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당시의 기장료와 지금을 비교하면 오히려 지금이 더 저렴하기도 합니다.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엄청난 하락이지요.
그만큼 당시에는 세무사들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어마어마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시장 평균 월 기장료 11만 원으로 계산하면, 세무사 1인이 약 60~70군데 거래처를 혼자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러면 연 1억 이상의 순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월 기장료를 8만 8천 원까지 후려치는 세무사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순기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세무사 입장에서는 경쟁은 심해지고 수익은 낮아지는 상황입니다.
사실 애초에 전문직이라는 것이 국가가 어떤 분야를 독점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해서 공인해 준 것입니다.
해당 분야에서는 독점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불균형적으로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서 공급을 늘리면 전체 시장이 조금씩 성장한다 해도 1인당 평균 수입은 오히려 감소하겠지요.
시장경제와 독점적 지위 간의 충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전문직에 대한 전망 및 분석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어보기로 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세무사의 현실에 대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개업
개업은 세무사의 꽃으로 불립니다.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세무사의 최대 장점이며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해주는 지름길입니다. 당연히 많은 인맥과 활발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겠지요? 거래처를 많이 확보해서 많은 수익을 올려야 하니까요. 내성적인 사람은 불리하겠지만 세무사 자격증을 바탕으로 다른 길을 찾아볼 수도 있고, 취업을 할 수도 있고, 또 막상 생업이 되면 어떻게든 다 영업을 해내기도 합니다.
2. 경쟁
결론적으로 말해서 경쟁이 없는 직종은 없고 중소기업을 다니든 건설노동을 하든 노점상을 하든 어디를 가든 경쟁입니다. 오히려 전문직은 해당 전문직끼리는 일부 시장을 독점하게 되므로 일반 직장인에 비해서는 엄청난 이점임에 틀림없습니다. 20년 전처럼 자격증 하나로 엄청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이 어려워지고 발로 열심히 뛰어야 하는 상황이므로 열악해진 것은 맞지만 일반 직장인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3. 업무 리스크
세무사 업무는 돈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습니다.
어떤 직업, 직종이나 마찬가지고 사실 세상살이 원리가 다 그렇듯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입니다. 실제로 세무사들은 업무 처리에 하자가 있어서 소송을 당하거나 하는 일도 있고,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여 사법처리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자신도 모르고 있던 실수로 고초를 겪기도 하지요. 일부 고객 중에서는 찝찝한 일 처리를 은근히 부탁하는 경우도 있는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들어줘야 하나 고민하게 만드는 일도 종종 있지요. 이러한 점도 꼭 감안하셔야겠습니다.
4. 나이 및 학벌
세무사의 가장 좋은 장점 중의 하나는 나이와 학벌을 거의 따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무공무원, 국세청 출신의 빵빵한 인맥과 연줄을 갖고 있다면 너무나도 도움이 되지만, 그 연줄이 중요한 것이지 나이나 학벌 그 자체가 중요한 직종은 아닙니다. 나이의 경우에 고객들은 오히려 나이가 좀 있고 경험이 있는 세무사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학벌도 마찬가지입니다. 믿고 일을 맡길만한 세무사를 선호하는 것이지 꼭 학벌을 따지는 그런 직종은 아닙니다.
현재 기장거래처 70군데 정도이며 (정확히는 69군데 입니다만 ) 월 기장료는 부가세 포함해서 870 정도 들어옵니다. 부가세 빼면 월 800이 조금 안 되겠네요.
여기에 3월 법인세 신고 때 조정료로 2400 정도, 얼마 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조정료로 4000 정도 (신고대리 80곳 포함) 들어왔네요. 6월에 성실신고 두 건 하면 400 정도 더 들어올 예정이고요.
1년 하면 790 x 12개월 + 2400 + 4400 = 1.6억 정도네요 매출기준
(정확히는 임대료+관리비 연 1200 정도 나갔으니 1.38억 번 거지만요)
거래처 69곳일 때 이 정도입니다. 물론 인건비 없이 혼자 일했으니 저만큼 번 거지만, 직원을 뽑으면 그만큼 거래처수가 늘어나게 되니 사실 제가 가져가는 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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