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세계여행 및 관광 협의회라는 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해외여행 시장 규모는 약 9조 5천억 달러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다만 해외여행 수요의 양극화가 뚜렷한데요. 인기 있는 관광 명소에는 사람들이 더 몰리고 있고 특히 지난 1년 간은 기록적인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급증은 지역 경제와 기업의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 모두에게는 안 좋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의 질은 저하되고 여행 경험도 저하될 수 있지요.
최근 여러 유럽 도시들은 오버투어리즘이라고 부르는 과잉 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관광세를 신설하거나 인상하고 입국 제한 조치를 좀 더 강하게 시행하며, 인기 명소에는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이지요. 많은 여행객들도 과잉 관광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가고자 하는 여행지가 너무 붐빈다면 다른 여행지를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여행객의 수가 65%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부터 지난 2023년 한 해에 세계에서 가장 붐볐던 도시가 어디인지 소개하겠습니다. 2024년 새해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네덜란드인들은 전통적으로 굉장히 직설적이며 실용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2023년에 암스테르담 관광청에서는 특정 인구 집단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는데요. 바로 젊은 영국 남성 관광객입니다.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암스테르담에서 무례한 행동, 약물 사용, 과음 등으로 난폭한 행동과 폭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직설적인 발표와 조치는 암스테르담 주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인데요. 특히 암스테르담 시의 조례에 따르면 하루 방문객 수가 1800만 명에 도달하면 시에서 반드시 상황에 개입해야 한다고 정해놨습니다. 물론 네덜란드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1800만 명이 하루사이에 암스테르담에 방문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이런 조항을 만들어 놨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또한 알려진 것과 달리 암스테르담의 특히 홍등가 거리에서는 마리화나 흡연이 금지되었고 암스테르담에 기항하는 크루즈 선도 제한되어 더 이상 암스테르담에 머물지 못합니다. 또한 2024년에는 암스테르담에 방문하는 모든 방문객들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관광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그래도 시에서 예상하기로는 2025년까지 암스테르담에 방문하는 숙박객들은 연간 2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여행팁
1월, 2월, 3월은 암스테르담에서 방문객이 가장 적은 달이지만 날씨는 춥고 비가 자주 옵니다. 기온만 보면 한국에 비해 따뜻한 날씨이지만 습도가 높기에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집니다. 6월은 암스테르담 여행이 가장 붐비는 시기입니다. 날씨는 매우 좋고 관광하기에는 좋지만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암스테르담을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주변 도시 여행을 추천합니다. 헤이그, 위트레흐트, 로테르담 등의 도시는 네덜란드 문화를 즐기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좀 더 여유롭게 관광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델프트는 운하와 네덜란드 전통 건물이 주는 분위기가 암스테르담과 비슷하여 인기 있는 여행지이지만 암스테르담보다 훨씬 차분하고 깔끔하게 관광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
유럽은 2023년 여름에 아주 무더웠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그리스 아테네로 몰려들었습니다. 아테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적지인 아크로폴리스는 너무나도 붐비기 때문에 현재는 하루 방문객이 2만 명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2024년 4월부터는 그리스 전역의 다른 유적지나 기념물에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아름다운 에게해의 보석인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등 그리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섬에도 관광객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합니다.
아테네 여행팁
아테네 최악의 혼잡을 피하려면 7월과 8월의 성수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시기는 4월과 5월인데요. 여름 휴가 인파가 오기 전의 비교적 한산한 시기이면서 날씨가 아주 끝내줍니다. 여름 한철이 지나가고 난 뒤인 9월과 10월은 더 시원한 날씨와 함께 쾌적하게 아테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크로폴리스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크루즈 선박 승객 및 일반 관광객들이 주로 아침에 오기 때문에 오후 시간대나 이른 저녁 시간대가 좋습니다. 비수기에 그리스 섬 방문을 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1월부터 3월까지는 페리 운항이 현저히 줄어들고 섬 내 숙박시설 및 음식점, 상점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리
발리가 서구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는,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회고록을 영화화한 "Eat Pray Love"의 대성공 이후입니다. 이때부터 발리의 관광객은 폭증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나 전통적으로 힐링과 안식을 찾기 위해 발리를 방문했던 여행자들은 디지털 유목민부터 나쁜 행동을 하는 관광객, 그리고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 묻혀 자아를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최근에는 통제할 수 없는 방문객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23년 봄 발리 지방 주지사는 아예 여권에 관련 규칙을 첨부하도록 강제했습니다. 금지된 것은 욕설, 신성한 나무를 만지는 일, 전통 기념물에 올라가는 일 등입니다. 또한 2024년 2월 14일부터 방문하는 관광객은 약 10달러 상당의 세금을 새로 납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정 기간 내에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에 갔다가 발리에 돌아오는 경우에는 한 번만 지불하면 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주요 관광지들의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인식하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이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오래 머물면서 지역 경제에서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좋은 경험을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발리 여행팁
우기는 일반적으로 10월부터 4월까지 이므로 관광객이 적습니다. 단, 12월과 1월은 예외이며, 특히 새해에는 섬 전역 리조트에서 수천 명의 관광객이 모여듭니다. 7월과 8월은 해외 방문객과 인도네시아 학교 방학으로 가장 바쁜 달이므로 이 달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섬에서는 발리의 문화 중심지인 우붓 너머로 모험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인파를 피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도심에 신규 호텔을 금지하고 단기 객실 임대를 제한한 최초의 유럽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문제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대응해 온 것인데요. 이 대책은 점점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크루즈선의 기항지를 도시에서 더 먼 곳으로 변경합니다. 크루즈선에게 북부 항구 터미널을 개방하지 않는 것인데요. 이는 연간 약 340 척의 크루즈선의 정박이 제한되는 것입니다. 또한 관광객 들은 2024년 4월부터 3.25유로로 인상된 관광세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바르셀로나 주민들은 더 많은 조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인데요. 건물에 관광객을 비난하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하는 현수막을 부착할 정도입니다.
바르셀로나 여행팁
다른 많은 유럽 허브와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는 여름, 특히 7월과 8월에 분주합니다. 숄더 시즌은 일반적으로 봄과 가을에 해당됩니다. 단, 인파와 가격이 다소 높은 부활절 주간은 예외입니다.
미국 마이애미
마이애미의 관광객 수는 해마다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냅니다. 2023년에는 2,650만 명의 방문객이 약 208억 달러를 지출했으며 전년 대비 8%나 증가된 것입니다. 그에 따라 일부 지역 주민들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통제되지 않는 관광객들에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지요.
특히 일부 관광객들은 밤마다 파티를 열고 술에 취해 삽니다. 마이애미 비치와 같은 지역에서는 더 심각하지요. 플로리다 주에서는 암스테르담, 베니스, 로마와 같은 도시를 괴롭히는 과잉 관광 문제를 언급하면서 마이애미 공무원들에게 알코올 소비 제한과 도시 유흥 지구의 소음 억제를 포함하여 해당 목적지와 유사한 계획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범죄와 무질서 증가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으며 도시가 점점 더 위험해지고 가족 친화적이지 않음을 경고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족들은 마이애미를 떠날 수 있고 지역 사회가 해체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마이애미 여행팁
남부 플로리다 여름의 숨 막히는 더위와 습도를 견딜 수 있다면 덜 붐비는 여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마이애미의 여행 성수기는 그다지 덥지 않은 11월부터 4월까지입니다. 특히 12월 초에는 아트 발젤이 열려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도시는 더 붐빕니다.
프랑스 파리
파리는 누가 뭐래도 손꼽히는 관광지입니다. 패션과 문화, 다양한 유적과 박물관, 맛있는 요리와 멋진 사람들. 해마다 파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수는 엄청납니다. 특히 2024년은 하계 올림픽이 파리에서 개최됩니다.
최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겠지만 예년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특히 봄과 여름의 성수기에는 말도 못 할 정도이며 2022년 6월부터 루브르 박물관은 일일 방문객 수를 3만 명으로 제한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프랑스 관광부 장관 올리비아 그레고아르가 2023년 6월 전국의 과잉 관광에 맞서기 위해 발표한 대규모 계획의 일부입니다.
파리 여행팁
2024년의 파리 올림픽 기간에는 여행으로 방문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2024년 7월 26일 개막하는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특히 혼잡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이 아닌 기간에는 비수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1월부터 3월까지는 비수기라 덜 붐비지만 크리스마스 전후는 주의해야 합니다.
파리는 대체할 수 없는 관광지이지만 프랑스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다양한 옵션이 있습니다. 리옹은 손 강과 론 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심, 활기 넘치는 예술 현장, 1850년대 중반에 시작된 빛 축제, 프랑스 최대의 도시공원을 자랑합니다.
푸켓
태국 정부는 2022년 10월까지 여행규제를 해제하지 않았지만, 규제가 해제되자마자 푸켓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푸켓은 2023년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여행지로 1위를 차지했으며, 현지 주민 1명당 관광객이 무려 118명에 달했습니다. 또한 태국의 파타야와 크라비가 주민당 각각 98.7명과 72.2명의 여행자로 2위와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방문객들은 푸켓을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장소라고 칭찬합니다. 그만큼 자연환경이 뛰어나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너무 관광객이 많아서 혼잡하고 예전에 비해 많이 오염되었다고도 말합니다.
태국 관광청은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 자신들이 선호하는 여행객의 카테고리를 발표했습니다. 건강 및 웰니스 애호가, 어린이가 있는 가족, 활동적인 노인, 원격 근무자/재택근무자가 바로 그것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관광정책을 펼쳐나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푸켓 여행팁
열대 몬순 기후 덕분에 푸켓의 관광 성수기는 일반적으로 11월부터 4월까지이며, 이 시기에는 건기라서 비가 덜 내립니다. 일반적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몬순 시즌에는 인파가 적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점을 누릴 수 있지만 매우 습한 날씨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현재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가장 먼저 대응하며 규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도시 베네치아입니다. 몇 년 전부터 대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당일치기 여행자에게 더 많은 관광세를 부과하려 했지만 다양한 반대와 실무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근에야 일정 정도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발표되었지만 2024년 4월부터 적용됩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15세 이상의 당일치기 여행자에게 5유로의 요금이 부과됩니다. 숙박을 하지 않는 관광객에게 적용되며, 요금은 2024년도의 특정한 29일에만 부과됩니다. 바로 4~7월의 주말 날짜이며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이 요금이 적용됩니다. 베네치아의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이며 해당 시간 이외에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관광세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인데요. 현재 베네치아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될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지난 9월 사우디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선정되지 않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큰 위험에 처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베네치아 여행팁
11월부터 3월까지는 기온이 쌀쌀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관광객 수가 상당히 적습니다. 다만 2024년 2월 3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베니스 카니발은 주목할만합니다. 당일치기보다는 하룻밤을 묵으면서 저녁과 이른 아침에 도시를 더 많이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베네치아와 비슷한 느낌의 여행지를 대신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데요. 프랑스의 안시와 독일의 슈프레발트는 각각 프랑스의 베니스, 독일의 베니스로 불리며 관광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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